이 글은 저희 첫째 아이가 13개월일 때 썼습니다.
돌이 지나서까지 잠투정이 너무나 심했던 첫째의 수면 교육을 마치고
그 내용을 공유하려고 쓴 글인데
그 아이가 벌써 12살이 되었네요. ^ㅅ^
동생도 둘이나 생기고;;
1. 잠투정이란 무엇인가?
혼자서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울거나 짜증을 내는 것을 말합니다. 달래거나 젖을 주어 재우는 데에는 성공하여도 쉽사리 깨기 때문에 아기나 부모나 모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서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잠 투정의 유형은 아래와 같습니다.
ㅇ젖을 물려야만 잠을 잔다.
ㅇ젖을 물리지 못하면 업거나 안아서 재워야 한다.
ㅇ더러는 업거나 안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걸어야 잠을 잔다.
ㅇ업거나 안아서 재우는 데에는 성공했어도 침대나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깬다.
ㅇ성공적으로 재우고, 깨우지 않고 바닥에 내려놓는 것도 성공했으나 1~2시간만에 다시 잠이 깨어버린다.
새벽에 아기를 안거나 업고 1~2시간 집안을 걸어본 사람만이 잠투정의 무서움을 아시지요. 기껏 잠들었다 싶어서 조심스레 바닥에 내려놓으면 이내 깨버리는 패턴이 5번 이상 반복되면 내 아기고 뭐고 싸대기를 날리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지만 새벽에 잠을 못자고 10kg에 육박하는 아기를 들고 있는 생활이 한두 달 이어지면 무엇보다도 몸이 축나는게 눈에 보입니다. 사람이 할짓이 못됩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도 "감자포대를 들고 벌을 서는 기분이었다"고 농담처럼 말합니다.
세상 편한 소리 하는 분들은 "때 되면 알아서 잔다" 라고 말씀하시는데, 한 번 해보시라니까요.^^ 잠을 안재우는 게 고문의 한 유형인 이유가 있는 겁니다. 알아서 자는 그 "때"가 도대체 오기는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 생활을 몇 달이고 계속 하는 것은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사람이 할 짓이 못됩니다. 아기의 잠투정을 겪어보지 못한 분들이 하실 수 있는 한가한 말씀입니다.
잠투정에 대한 미신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원래 잠투정 안해요."
잠투정은 유전자를 가리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아기가 잠투정을 하지 않는 것은 여러분의 유전자가 우월해서도, 여러분이 뭔가 태교를 잘 해서 그런 것도 아닙니다. 그냥 랜덤입니다. ^ㅅ^ 저희 첫째는 잠투정이 정말 심했고, 신기하게도 둘째와 셋째는 잠투정이 전혀 없었습니다. 욕실 바닥에서 샤워를 하다가도 자는 둘째를 보고 정말 신기해 했었죠.
여러분의 아기가 잠투정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연히 아직 잠투정 하는 아기를 낳지 않았을 뿐입니다. 첫째가 잠투정이 없다고 해서 여러분이 낳을 둘째도 잠투정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오산입니다.
2. 잠투정의 악순환
잠투정 심한 아기를 가진 가정의 악순환을 보실까요?
1. 밤중 수유의 문제점 때문에 그냥 달래서 재워보려고 한다.
2. 아기는 악을 쓰며 울면서 버틴다.
3. 달래다 지쳐서 밤중 수유하면서 재운다.(밤중에 깰 때마다 수유로 잠을 재움)
4. 이미 배가 부른 상태이기 때문에 이유식을 주어도 잘 먹지 않는다.
5. 이유식을 제대로 먹지 않았으므로 낮잠을 잘 시간이 되면 배가 고파서 운다.
6. 젖을 물려서 낮잠을 재운다.
7. 무한 반복
잠투정 심한 아이는 필연적으로 밤중 수유를 하게 되어 있고, 그런 아기는 십중 팔구 이유식을 제대로 먹지 않습니다. 저희 아기는 이유식을 어찌나 거부하는지, 이유식 한 번 먹이는데 1시간 30분이 걸리는 때도 있었습니다. 오죽하면 아기 엄마가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이유식을 3번 먹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공포스러웠다" 고 말하겠습니까?
더 나아가 잠투정이 이어지다 보면 새로운 관점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게 됩니다. 잠을 자려면 젖과 부모의 달램이 필요합니다. 그때마다 아기 엄마가 그냥 젖만 물려놓으면 저희도 편하고 좋습니다. 젖 물려놓은 채 자면 되니까요. 밤중 수유를 하면 이가 잘 썩는다는 등의 문제점은 차치하고, 그게 반복되다 보면 아기는 "떼를 쓰면 원하는 대로 된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학습되는 겁니다. 아기의 반항과 생떼가 늘어가는 게 눈으로 보이지요. 조금만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악을 쓰고 등을 뒤로 젖힙니다.(이게 무슨 의미인지 잘 아시는 부모님들 계실 겁니다.) 아기의 장래를 놓고 생각했을 때 이대로 두어선 안된다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부는 수면 교육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3. 수면 교육 이론과 실제
처음에 어설프게 시작한 수면 교육법은 '시어스법'입니다. 밤중 수유를 끊은 채, 아기를 토닥여서 재우고 울면 안아서 달래주고 하는 거죠. 하지만 이 방법은 몸 망치기 딱 좋습니다. 잘 때까지 안아서 업어서 달래는 일은 체력적인 소모가 너무 심하지요. 무엇보다도 그렇게 해서는 아이가 절대 자지 않습니다. 자는 듯 했는데 내려놓으면 깨구요. 기껏 재웠어도 1~2시간 내에 금세 깹니다. 심지어 20분 단위로 깨기도 합니다. 1시간 얼러서 재웠더니 20분만에 깨고 다시 1시간 얼러서 재우고..... 이건 절대 아닙니다.ㅠㅠ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퍼버법'입니다. 일명 '울려서 재우기' 법이죠. 하지만 아기 엄마가 "너무 가혹하다"며 강하게 반대했기에 '퍼버법'과 '시어스법'을 혼합한 방법으로 시도하게 됩니다. 그리고 성공했습니다.
차근차근 방법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3.1 건강상의 이유로 잠투정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사전에 체크한다.
퍼버법과 시어스법의 공통적인 전제 조건입니다. 아기는 아파서 우는데 그것을 잠투정으로만 치부해버린다면 아기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입니다. 몸에 별다른 이상은 없는지 병원에서 꼭 검진을 받으시고, 재우기 전에도 혹시 열이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3.2 수면 교육은 아빠가 주도한다.
아기와 엄마는 '수유'라는 행위로 인해 애착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그동안 젖을 잘 주던 엄마가 별안간 수유를 거부하고 단호한 액션을 취하게 될 때 아기는 큰 좌절감을 느끼고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눈앞에 '젖'이 있는데 그걸 못 먹게 하는 것 자체가 아기에겐 견디기 힘든 도전입니다. 저희 경험상 초기에 제가 할 때는 성공하는 듯 하다가도 아기 엄마가 시도했을 때는 격렬한 거부행동을 보이곤 했습니다.
따라서 수면교육은 금요일 밤부터 시작해서 토요일 낮잠, 토요일 밤잠, 일요일 낮잠, 일요일 밤잠 모두 아빠가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3일 정도만 아빠가 연속적으로 수면 교육을 진행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월요일부터는 낮잠 수면 교육은 엄마가 밤 수면 교육은 아빠가 진행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빠가 수면교육을 할 때는 엄마가 같은 공간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아기 엄마는 수면 의식을 할 때만 같이 있다가 수면 의식이 끝나면 아기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비켜주어야 합니다.(그리고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마세요.) 저희는 수면 교육 3일자에 아기의 잠투정도 많이 개선되었다 싶어서 아기 엄마가 자리를 피하지 않고 계속 방에 있었던 적이 있는데,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수면 교육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습니다.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아기의 수면 교육을 위해서 각 방을 쓰시는 불편함은 감수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한 달 채우고 합방(?)했습니다.
십중팔구... 이 글은 아기 엄마가 보고 계실 것이고, 아이 아빠한테 이 글 링크를 카톡으로 보내셔봤자 굉장히 싫어하실 겁니다. ㅎㅎㅎ 인터넷에 있는 글 다 믿으면 안된다고 짜증 내고 계실 거예요. 하지만 저도 첨에 그랬습니다. 수면교육은 엄마의 몫이라고 말했어요.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아빠고 아이 셋을 키워본 입장에서 아기 아빠 당신이 열쇠입니다. 당신만이 해낼 수 있어요. 당신의 희생과 헌신이 당신 가정을 구원할 수 있습니다. 결단하시고! 실행하세요!!!
3.3 독하게 마음을 먹고 시작해야 한다.
수면 교육은 원론적으로 아기의 요구를 제지하고 규율을 학습시키는 과정입니다. 아기는 울 것이고 부모로서 가슴은 아프겠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 교육을 진행해야 하는 필요성을 엄마와 아빠가 함께 공감해야 합니다. 수면 교육 진행 도중에 일방의 포기에 의해 중단을 하게 된다면 아기는 매우 혼란스러워 하게 되며 다음 번 수면교육은 그만큼 더 어려워지게 됩니다. 엄마 아빠 뿐만 아니라 아기와 생활권을 같이 하는 모든 분들의 사전 양해를 구하세요.
3.4 자기 전에 배불리 먹인다.
정식으로 주는 이유식이든, 과자든, 물이든, 젖이든, 분유든 상관없습니다. 수면 의식을 하기 전에 최대한 먹이십시오. 밤 중에 아기가 배가 고파서 깨는 일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먹는 시간 = 자는 시간 이라는 도식을 깨기 위함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먹으면서 자는 것은 절대 허용하면 안됩니다. 아기가 젖을 먹으면서 꾸벅꾸벅 졸면 일부러 깨우시고, 그래도 자려고 하면 물고 있던 젖꼭지를 빼고 재우셔야 합니다. 밤중 수유를 끊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이유식을 하는 아기들은 기본적으로 밤중 수유없이 버틸 수 있습니다.
3.5 수면 의식을 정한다.
많은 수면 교육법에서 수면 의식을 말하고 있습니다. 절대 거창한 의식이 필요 없었습니다. 혹자는 잠자기 직전에 존슨즈 베드타임으로 목욕을 시키는 의식이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저희 경험상으로는 전혀 필요 없습니다. 목욕은 언제 시키셔도 상관없습니다. 존슨즈 베드타임의 효과 자체도 좀 의문이구요;;;(관련 블로그 글은 죄다 광고가 아닐까 의심;;;;;;)
수면의식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아기에게 이제 잠을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주고 조건반사를 학습시키기 위함이며, 둘째 일정 시간 동안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함으로써 흥분되어 있는 심리상태를 가라앉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절대 거창한 순서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조용하면서도 통일성 있는 의식이면 충분합니다.
저희 수면교육의 의식은 이렇습니다.
- 우선 조명을 어둡게 합니다. 아기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장난감이나 다른 물건들은 미리 치워둡니다.
- 아기를 무릎에 앉히고 꿈나라 기도를 합니다. ("아침까지 깨지 않고 잘 자게 해주세요...." 같이 짧은 기도)
- (무릎에 앉힌 채로) 베이비 로션을 발라주면서 팔다리 마사지를 합니다. 별다른 마사지 기술 필요 없습니다. 로션 묻혀 놓고 계속 문질러 주면 됩니다. 저희는 '잘자라 우리 아가' 자장가를 불러주면서 마사지를 하는데, 좀 졸려한다 싶으면 2번 부르고 다음으로 넣머갑니다. 쌩쌩한 눈빛이면 5번 정도 부릅니다. 명심하십시오. 수면 의식은 아기를 차분하게 만드는 시간입니다.
- (역시 무릎에 앉힌 채로) '달님 안녕'을 읽어줍니다. 부연 설명을 달 필요 없이 그냥 가볍게 읽어주세요. '달님 안녕' 책에 특별한 효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어면 잠을 잔다는 조건 반사가 목적입니다.
- 아기를 정해진 잠자리에 눕힙니다. 아기 침대가 없으면 아기 이불이라도 따로 정해두셔야 합니다.
3.6 자장가와 손동작
다음 자장가와 손동작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아무 멜로디 없이 "자장 자장 우리 아기 /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이 운율로 무한반복합니다. 가사 내용은 바꿔도 상관없습니다만 굳이 머리 아프게 가사를 짜내실 필요는 없을 것 같구요. 아기를 지겨워서 졸리게 만들고 차분히 진정시키는 것이 목적이므로 낮은 톤으로 일정하게 반복합니다.
손동작은 아기를 토닥거리는 것입니다. 아기가 왼쪽으로 누워있으면 오른손으로 엉덩이를 가볍게 토닥토닥 거립니다. 반대로 오른쪽으로 누우면 왼손으로 엉덩이를 토닥거립니다. 똑바로 누워 있을 때는 배와 가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거나 엉덩이를 토닥거리기를 반복하시면 됩니다.
아기의 손가락을 관찰하면서 잠에 빠져드는 듯하면 자장가와 손동작을 점점 약하게 하고, 손을 꼼지락 거리면 의식이 남아 있는 것이므로 다시 강도를 높이시면 됩니다.
3.7 떼쓰는 아기 달래기 기본 패턴
이제 수면 의식을 끝내고 아기를 잠자리에 눕히는 순간, 자장가와 손동작을 하기도 전에 아우성을 치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기가 악을 쓸 때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일단 달래 본다.
퍼버법의 기본 원칙은 '일정 시간 방치'입니다. 아기를 방에 두고 나가서 울든말든 일정 시간 방치하라고 말하죠. 시어스법을 결합한 저희는 무조건적인 방치가 아니라 우는 동안 최소한의 달래기를 합니다. 바로 자장가와 손동작이죠. 아기가 우는 동안 끊임없이 자장가를 불러주고 손으로 토닥거려줍니다. 아기가 데굴데굴 굴러가면 따라가면서 자장가와 손동작을 해줍니다. 울음을 그치게 하기 위해 안아주어서는 안됩니다. 울고 떼를 쓰면 안아줄 것이다는 아기의 기대를 차단하는 것입니다. 내가 네 옆에 있어는 주되,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는 없다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이대목에서 아기 엄마는 많이들 실패합니다. 마음이 약하기 때문이죠. 아기가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는데 그냥 둘 수 없어서 안거나 젖을 준다고 하지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독해져야 합니다. 아기 아빠가 주도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2) 한계점에 도달하면 안아서 진정시킨다.
3분 정도 너무 심하게 울면 안아서 다독거리며 진정시킵니다. 조금 진정되었다 싶으면 다시 제자리에 눕힙니다. 진정이 되지 않았더라도 1분 이상 안고 있지 말고 제자리에 눕혀야 합니다.(절대 안은 상태로 재우면 안됩니다!!) 기거나 일어설 수 있는 아기는 울면서 일어나 품에 안길 것입니다. 그때도 안아서 진정만시키고 다시 제자리에 눕히세요. 그리곤 자장가와 손동작을 반복합니다. 주의할 점은 안자 마자 허리를 뒤로 휘면서 떼를 쓸 때가 있는데 그때는 즉시 자리에 내려놓으세요. 허리를 휘는 행동은 떼를 쓰는 최고조의 행동입니다. 이때 즉시 자리에 내려놓음으로써 강력한 제지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3.8 초기 반응(시작부터 3~5일까지)
위의 재우기 기본 패턴을 반복하면 결국 아기는 울다 지쳐서 잠에 듭니다. 흑흑 울먹거리면서 잠드는 첫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요. 밤새도록 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어설프게 재우려고 달래면 1~2시간 걸립니다만, 저렇게 울려서 재우면 짧게는 30분, 길어야 1시간 안에 잡니다. 밤중에 잠이 깨서 울면 재우기 기본 패턴을 반복하시면 됩니다. 이렇게 3일밤 낮잠, 밤잠 수면 교육을 하시면 우는 시간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이 시기에 바람직한 자세는 '빨리 재워야지' 하는 생각을 아예 버리는 겁니다. 1시간이고 2시간이고 네가 울도록 두겠다고 생각해버리면 마음도 편하고 심리적으로 지치지도 않습니다.
3.9 엄마의 낮잠 수면 교육
주말 3일간 아빠가 수면 교육을 할 때 '이제 성공했다' 싶을 정도로 많은 개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수면 교육을 시작하는 월요일에는 다시 잠투정이 원상태가 된 것처럼 진땀을 흘리게 됩니다. 아빠가 재울 때는 잘 잤는데 엄마가 재우면 더 오래 우는 것이죠. 이것은 위에서 설명 드린 것처럼 엄마와 아기 간의 애착관계가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힘드시더라도 아빠와 동일하게 재우기 기본 패턴으로 반복하셔야 합니다.
3.10 중기 반응(3~5일 이후부터 9~10일까지)
1) 우는 시간이 줄어든다.
중기에 접어들면 아기도 수면 의식을 하면 잠을 자야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지합니다. 때로는 수면의식을 마치자 마자 지가 먼저 지 이불로 기어가서 눕기도 하죠. 아빠나 엄마가 자리에 눕히면 처음에는 우는 소리를 냅니다만 금세 그치고 가볍게 칭얼거리기만 합니다.
2) 뒤척이는 시간이 길어질 때
중기가 되면 조용히 눕기는 누워있는데 잠은 안자고 자꾸 뒤척거리는 시간이 길어집니다. 자야하는 건 아는데 아직 충분히 졸리지 않은 거죠. 그럴 때는 자장가와 손동작을 하다가 잘 기미가 안 보이면 아기 옆에 슬그머니 누워서 자는 척 하시기 바랍니다. 실눈을 뜨면서 아기를 주시하시구요. 하지만 아기가 뒤척거리는 것을 넘어 자리에서 번쩍 일어나거나 주위 사물이나 장난감에 관심을 가지고 누운채로 장난을 치기 시작하면 제지해야 합니다. 아기를 안아올려서 잠시 토닥거렸다 제자리에 눕히시면 됩니다. 안았는데 허리를 휘면 위에서 설명했듯이 즉시 내려놓으시구요. 뒹굴뒹굴 굴러서 자리를 너무 많이 벗어났을 때도 얼른 안아서 제자리로 옮기세요.
3.11 후기 반응(9~10일 이후)
1) 교육 시간이 대폭 단축
수면 교육 날짜가 지나면 지날수록 잠에 드는 평균 소요 시간이 계속 짧아집니다. 밤 수면 교육을 기준으로 요즘은 5~10분 안에 잡니다.
2) 깼다가 다시 자기
후기가 되면 아기는 밤중에 잠이 깨더라도 혼자 힘으로 다시 잠을 청하는 능력이 생깁니다. 따라서 이 시기가 되면 밤중에 아기가 '앙~' 하고 울더라도 바로 달래지 말고 누워서 잠시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대부분의 경우 옹알거리다가 저절로 다시 잠을 잘 겁니다. 만약 울음이 심해지면 재우기 기본 패턴으로 다시 재우시면 됩니다.
3) 혼자 자기
후기가 되면 아기 상태에 따라 수면 의식 없이도 혼자서 자는 기적이 '이따금' 일어납니다. 뭔가 딴일을 하고 있는데 왠지 조용해서 가보니 자기 이불에 누워서 자고 있는 모습을 처음 봤을 때의 감동은 겪어보지 않는 사람은 모르지요.
3.12 잘 자다가 깰 때
수면 교육이 제대로 진행이 되면 아기가 잠을 자다가 깼을 때 조금 뒤척이거나 칭얼거리다 다시 잠을 자곤 합니다만, 만약 일어나서(앉은 자세) 마구 운다면 혼자 힘으로 다시 잠을 청하도록 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그럴 때 무작정 아기를 다시 눕히려 하지 말고, 물을 한두 모금 마시게 한 다음 다시 재워보세요. 한결 쉽게 잠에 빠져듭니다. 목이 마르거나 배가 고파서 잠이 깨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는 토닥거린다고 해서 잠이 들지 않습니다. 수유를 할 수는 없으니 물을 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물은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것 말고, 잠을 잘 무렵에 미리 컵에 받아주시면 상온에 맞춰집니다. 또 아이가 깼을 때 그제서야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고 하면 깨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다시 잠이 들기에 어려울 수 있구요.
이상은 두세 시간 잠을 자다 밤중에 깼을 때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초반에 잠을 재울 때는 이미 배가 차 있는 상태이므로 일어난다고 물을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4. 성공 후기
시행착오를 겪다가 위의 방법으로 수면 교육을 시작한지 한 달만에 성공했습니다. 낮잠은 오전 11시, 오후 4시 경에 각각 1~2시간을 자고, 밤잠은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자는 리듬이 정착되어 가고 있고요. 밤에는 거의 깨지 않거나, 깨더라도 금세 다시 잠이 듭니다. 이렇게 해서 저희 부부는 불면증으로 시달리던 날들로부터 해방되어 밤에 거의 잠에서 깨지 않고 윤택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
수면 교육의 긍정적 영향력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유식을 철저하게 거부하여 밥 한끼 먹이는데 1시간 30분이 걸렸었지만 수면 교육에 성공한 지금은 늦어도 30분 안에 식사를 마치고 때로는 10분만에도 한 그릇 뚝딱 할 정도로 식성이 좋아졌구요.
아기의 잠투정으로 인한 스트레스 겪어보신 분들만 알기에, 더욱이 돌이 지난 케이스는 좌절감이 더욱 크기에 저희 부부의 소중한 경험을 두서 없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육아로 매일매일이 전쟁인 동지 여러분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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